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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네에서 일본 정원을 재발견하다

하나의 일본 정원을 보았다고, 일본 정원을 다 본 것이라 할 수 있을까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시마네에서는 놀랍도록 다양한 일본의 정원들과 그 정원들의 다양한 양식을 보여 드립니다.

눈에 보이는 그 이상.

일본 정원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어쩌면 여러분은 이런 고정된 이미지를 떠올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나무와 잉어 몇 마리, 그리고 벚꽃과 단풍 같은 계절의 풍경 말이죠. 사실, 일본 정원은 놀라울 만큼 다양합니다. 그냥 단순한 정원의 모습이나 구성 식물뿐만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철학까지도 말입니다. 정원은 멀리서 볼 때가 가장 좋을까요, 아니면 그 안에 들어가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더 좋을까요? 꼼꼼하게 관리된 예술 작품이어야 할까요, 아니면 자연과 삶의 꾸밈없는 반영이어야 할까요? 전통적인 미적 가치를 엄격하게 고수해야만 하는 걸까요, 아니면 지속적으로 현대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다양한 양식의 서로 다른 정원들은 저마다 큰 감탄을 자아내는데, 이런 정원을 경험해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저널 오브 가드닝 2019 랭킹의 TOP3에 두 개의 정원이 속한 정원의 고향, 시마네입니다. 저는 시마네의 정원과 그곳의 정원들이 구현한 컨셉을 탐구하기 위해 스스로 시마네를 방문했고, 그 방문은 저의 시야를 넓혀 주었습니다.

아다치 미술관: 완벽이라는 그림

아다치 미술관은 자수성가한 사업가인 아다치 젠코가 자신의 어마어마한 예술품 콜렉션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특히 현대 니혼가(일본화)의 거장 요코야마 다이칸의 예술품이 주를 이룹니다. 아다치 미술관의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정원은 2003년부터 매년 저널 오브 재패니즈 가드닝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요코야마의 작품을 돋보이게 해주는 보완물이자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품들 사이에는 의도적으로 과장된 모습의 유리벽과 창문이 다양한 앵글로 신중하게 설치되어 있는데, 이 유리벽과 창문들은 정원을 살아 있는 그림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러한 정물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은 원예팀의 공들인 작업과 지난 50년 간 매일 아침 오픈 전 하나의 흠도 남지 않게 낙엽, 자갈 등을 깨끗하게 청소한 직원들의 노력입니다.

유시엔: 전통적인 아름다움, 신선한 아이디어

큰 연못을 중심으로 하는 산책 정원, 유시엔은 가까운 곳에서 오감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유시엔은 계절에 따라 다른 꽃들, 졸졸 흐르는 시내, 돌과 나무 다리, 가레산스이 돌 정원과 같은 전통 일본 정원의 요소를 특징으로 합니다. 그 근원이 되는 전통 유산을 보존하는 것과 동시에 안개 장치(여름, 가을), 야간 조명(가을, 겨울), 예술가와의 콜라보, 프로젝션 맵핑, 레이저 광선 등의 현대 기술과 문화를 결합하면서 유시엔은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통주의자 여러분, 안심하세요. 낮 시간에는 약간의 인공 안개를 제외하고 여전히 전통적인 형태 그대로의 정원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퓨전을 선호하시는 분들께는 두 낮과 밤의 정원이 변신하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모두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봄에는 연못에 삼만 송이의 모란을, 가을에는 달리아를 띄우는 등 다채로운 행사들도 주최하고 있습니다.

미나미칸 료칸: 매력적인 소박함

저는 역사적인 건물들과 세련된 현대 건축 양식이 결합된 현실과 일상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림같은 옛 성하 마을, 마쓰에에도 들렀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1888년에 세워진 전통식 료칸인 미나미칸을 방문하였는데, 이는 저널 오브 재패니스 가드닝에서 뽑은 2019 일본 정원 랭킹에서 3위를 차지한 미나미칸의 반쯤 숨겨진 정원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작은 공간 속에서 보이는 정원의 간소화된 소박함은 정원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게스트룸과 정원 레스토랑에서는 신지코 호수를 배경으로 백사장과 푸른 소나무숲이 이루는 매력적인 광경에 탄복하실 수도 있습니다.

조라쿠엔: 비할 데 없는 평온함

다음으로 찾아간 또 다른 멋진 산책 정원은 마쓰에 중심지 바로 외곽에 위치한 1,300년 된 온천 리조트인 다마쓰쿠리 온천이었습니다. 33,000제곱미터의 광대한 이 정원은 1868년 만들어진 전통 일본 료칸 ‘유노스케노야도 조라쿠엔’의 중심부를 이루는데, 이는 일본에서 가장 큰 혼욕 노천탕의 본거지입니다. 온천을 끝내고 여유롭게 산책하면서 가까이서 바라볼 때나 객실, 식당, 수많은 료칸 욕실 중 한 곳 같은 먼 거리에서 바라볼 때 모두 감탄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정원은 아름답게 설계되었습니다. 고요함과 전통 일본 정원이 결합된 천연 온천에 몸을 푹 담그는 것만큼 평화로운 일이 또 있을까요?

이코지와 만푸쿠지: 숨겨진 성역

마지막으로 마스다에 위치한 1300년대 후기 불교 사원 이코지와 만푸쿠지에 숨겨진 두 개의 영적 정원이 있습니다. 그 장엄함에도 불구하고, 이 정원들은 일본에서도 소수만이 알고 있는 장소로 해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정원들은 1400년대 후기 수묵화의 대가, 뛰어난 시인이자 승려였던 셋슈 도요의 의뢰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코지 뒤에 숨어있는 작은 정원은 놀랍도록 근엄하며, 470년령의 수양벚나무를 특색으로 합니다. 희미한 사찰의 불빛, 눈앞에 펼쳐진 정원과 위로 우뚝 솟은 나무들을 바라보면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습니다. 한편 만푸쿠지의 정원은 비록 외양은 간소하고 꾸밈없어 보이지만, 불교의 세계에서 말하는 9개의 산과 8개의 바다를 표현하는 장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찰과 정원을 분리하는 연못은 하늘과 땅의 분열을 상징합니다.